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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밤



기륭노조앞의 상황이 긴박하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간 시간이 대략 7시반쯤이었던 것 같다.

불과 500여미터를 두고 있는 다른 차원의 공단오거리 아웃렛 거리를 지나 기륭으로 가니 이미 아수라 장이었다.

지난 번 구본주화가 추모전이 기륭전자 앞에서 열린적이 있었다. 그 때 본 조형물이 콘테이너 한쪽 상자에 담겨 있었다. 그 중 하나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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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규하는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



저렇게 집회대오를 몰아내고 사다리차를 집어넣어 구조물 꼭대기의 사람들을 끄집어 내고 구조물을 철거하려는게 경찰의 계획이다. 저 과정에서 회사직원들이 조롱하며 철골구조물을 흔들자 분회장이 뛰어내리려하였다. 정말 긴박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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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규하는 김소연 분회장


저런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다치기도 하지만 전경들도 자기들도 밀면서 그 중에 호흡곤란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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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에게 당한 전경


뭐 이런 경우다.

비정규직 싸움에서 가장 슬픈현실은 용역깡패의 횡포도 전경의 자본의 개 노릇도 아니다. 다름아닌 같은 회사의 다른 노동자들의 횡포다. 스스로 노동자임을 자각못하는 노동자들. 노동자에 의한 노동자의 탄압. 어찌보면 자본의 가장 악랄한 술책이기도 하다. 비정규직과 너희들은 다르다. 그들이 너희 밥그릇을 노리니 너희들의 투쟁의 대상은 그들이라는 술책에 넘어간 기륭 정규직 노동자들. 그렇게 구로공단의 밤은 슬픈 이야기를 써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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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직원이 와서 고의적으로 방송차량의 스피커선을 자르고 차문을 잠그고 열쇠를 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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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의 구속자 접견요구에 욕설로 대응하는 회사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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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게 없으면 왜 얼굴을 가리려 들가.


또한 이런 상황에서 우리처럼 특정 언론매체에 속하지 않는 사진사나 촬영기사는 회사직원과 용역깡패의 의도적인 촬영방해와 협박에 쉽게 노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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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안으로 연행되가는 모습을 촬영하러 경비실 위로 올라가는 순간 용역이 제지하는 모습이다. 온갖 욕설은 맛있는 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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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손을 렌즈 앞에 갖다 댄다. 역시나 이후엔 서로 정겨운 욕설을 주고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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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테이너 위에 혼자 있던 촬영기자 한분이 용역깡패와 회사직워들에게 협박을 받는 모습이다.


사실 저런일을 처음 당할 때는 매우 불쾌하다. 기분이 아주 더럽다. 하지만 몇번 겪다 보면 으례 그러려니 하고 같이 정겨운 욕설도 주고 받는다.
저지하는 깡패에게 물어봤다. '뭐냐 당신은'. 그랬더니 하는 말이 가관이다. '느그들 위에 있다.' 아주 웃기지도 않는다.

많은 동지들이 연행됬다. 연행 사유도 없다. 어떠한 무기를 든 것도 아니었고, 그들이 말하는 촛불을 든것도 아니었다. 법에의한 집행을 해야할 경찰이 불법을 자행하는 모습이다.


경찰 서장이라고 준법정신이 투철한 것은 아니었다. 변호사 2명이 연행자 접견을 요구했고, 그것은 허가를 얻어야 할 사항이 아니니 들여보내달라고 서장에게 요구했지만. 서장의 답변은 '나 지금 매우 피곤하거든요'
이에 계속 접견을 요구하자 결국 서장은 자리를 피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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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장이 된 농성장



노동유연성이라는 명분으로 비정규직 양산을 가속화하는 남한사회의 자본가 정권. 비단 이명박 시절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이전 정권부터 시작된 이 비극의 시나리오는 이명박 정권에와서는 극에 달하고 있다. 2년의 고용기간이 짧아서 비정규직의 처우가 불안하니 이걸 4년으로 늘려서 의무고용기간을 4년으로 늘리자는 이런 미친 정책이 현 남한사회 정치가란 것들의 머리에서 나오는 대책이다. 결국 부려먹는 기간을 더 늘리자는 이야기 밖에 안된다.
얼마전 MBC PD 수첩에서도 취재가 되었던 이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는 비단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비정규직의 문제를 놓고 자본과 노동계의 첨예한 대립 지점이자, 더욱 문제가 큰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이기도한 이 기륭사태는 비록 결과가 어떻게 될지라도 앞으로의 비정규직문제를 풀어가는데 있어 중요한 매듭이 될 사안이다. 따라서 저렇게 사측도 악랄하게 나오고, 정부도 경찰도 혈안이되서 사측을 옹호하는 거란 것이 눈에 보인다.
우리, 그리고 우리의 후세들이 비정규직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넘어 보다 인간적인 사회를 위해서라도 기륭사태에 관심을 가지고 지지를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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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암이라는 큰 지병이 있었음에도 어려운 투쟁이어오신걸 생각하면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군요. 부디 차별없는 곳에서 다시 태어나시길...

아래는 김소연 분회장의 글입니다.

고인의 생전의 모습이시네요.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빌겠습니다.


기륭전자 분회 조합원 권명희 동지가 운명하셨습니다.


‘이곳은 우리가 돌아가야 할 일터 기륭 전자입니다.’라는 글씨 밑에서 조합원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제가 아이를 안고 주먹을 들고 있는 그 사진입니다. 그 사진 속에 분홍색 모자를 쓰고 있던 조합원, 기륭이라는 글자 밑에 있는 조합원이 권명희 조합원입니다.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병 기운이 확연한 얼굴을 가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어렵게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힘이 되는 건강한 얼굴이 아니라 암 투병을 하고 있는 얼굴을 보여 주기가 미안하다고 한 동안 병을 숨겼습니다. 그러나 조금 증세가 나아졌다고 용기를 내서 농성장을 찾아 온 날, 똑바로 얼굴도 들지 않았지만 이렇게 모두 함께 흔적을 남겨 놓은 조합원입니다.


권명희 조합원이 병을 얻은 것은 노동조합 투쟁을 시작한 후라고 알고 있습니다. 암이라는 치명적인 병명을 안 것은 불과 2년 전입니다. 4년 투쟁의 기간 중에 2년의 투쟁을 하다 얻는 병이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닙니다. 투쟁을 하다 얻은 병이 아닙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불법 파견 노예 노동의 억울한 한이 뭉쳐 우리 선량한 사람들 남에게 제대로 화 한 번 내지 못하는 그 마음속에서 아프게 뭉쳐 암세포 암덩어리가 됐을 것입니다.


‘일터의 광우병, 일터의 말기 암’ 비정규직 노동, 파견 노예 노동에 맞서 싸우던 기륭전자 분회의 숨은 조합원, 보이는 투쟁만이 다가 아님을 보여 주었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죽음에 맞서 분투하던 우리 권명희 조합원이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2008년 9월 25일 오늘 새벽에 운명하셨습니다.


너무 분합니다. 너무 억울합니다. 너무 서럽습니다. 끝내 우리만 죽어야 하는 현실의 냉정함에 소름이 돋습니다. 그런데도 마지막 남은 10명만이 조합원인줄 아는 기륭자본, 파견 노동자들은 피눈물을 흘려도 옆집 개처럼 인지조차 하지 않았다는 기륭자본의 흉폭한 외면과 탄압은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죽음을 양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죽음마저 안아버린 지금 우리는 너무나 참담 합니다. 평생 외로웠고 노조를 통해 사람 사는 맛을 알게 됐다며 남편과 함께 농성장을 찾던 동지를 우리는 평생 잊지 않을 것입니다. 조금도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조신하고 조신했던 동지의 모습은 백합처럼 고결했습니다. 현장 농성장에서, 병원 침상에서 언제나 기륭 비정규직 투쟁의 승리를 염원했던 동지의 모습은 아름다웠습니다. 우리는 동지의 명복을 심장에 새길 것입니다. 그 죽음의 한을 풀기 위해 더 한 층 눈빛에 힘을 담을 것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투쟁에서 먼저 세상을 떠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의 승리를 반드시 동지의 영전에 바치겠습니다.


* 장례식장은 부천의 순천향병원입니다.

고인도 가족도 단촐한 집안입니다. 많은 분들의 위로가 필요합니다. 가시는 님의 마지막 모습이 결코 외롭지 않도록 많은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2008년 9월 25일

전국금속노조 기륭전자 분회장 김소연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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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이 어두운 밤을 그렇게 밝혀 줄가요?

이 시대의 밤은 너무 칠흙같아요.

새벽이 되도록 꺼지지 않는 거리의 불빛은 빛이 아닙니다.



1


Don Mclean 이 부른 Vincent란 곡은 이젠 누구나 익히 아는 화가 고흐의 작품

Starry Starry Night을 보고 이야기하는 곡입니다.


그림을 보며 느끼는 화자의 감상과 작가인 고흐에게 던지는 이야기의 구조로 이루어진 곡이죠.

지금 우리의 모습보다 더 지질이 궁상으로 정말 바닥에서 벅벅기는 삶을 살다간 화가 고흐의 삶.


그가 지금 이토록 위대한 화가로 칭송받는 것은 인간 본연의 외로움과 고통을 그토록 그림으로 표현한

화가가 드물기 때문이 아닐까요.

 지금의 우리의 밤은 너무나 괴롭습니다.
광우병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던 사람들은 하루가 지날 수록 잡혀 들어가고,
차별받는 비정규직에 반대해 분연히 일어난 분들은 하루가 지날 수록 쓰러져만 갑니다.
이제는 교육을 서비스라 얘기하며, 공고육이 자본의 하수인이 되기를 강요합니다.

오늘이 지난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요?
보이지도 않는 빛나는 하늘의 별빛을 바랄 뿐입니다.

빈센트 당신도 이런 마음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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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vincent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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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07년 8월 2일자 뉴스메이커의 기사를 인용한 것이다. 현 비정규직 법의 문제와 이를 악용하고 있는 이랜드의 본질에 대해 직접적으로 지적하지는 않지만 사실에 맞게 신세계나 롯데등의 좋은 선례를 인용하며 정당한 비판을 하고 있는 글이다.

[커버스토리]이랜드는 왜 비정규직 십자가 짊어졌나






이랜드 사태는 모호한 비정규직법을 기업의 입맛대로 악용한 데서 비롯했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7월 24일 서울 상암동 홈에버 월드컵점 앞에서 노조원들이 ‘고용보장, 직무급제 폐지, 박성수 회장 처벌’ 을 외치고 있다.


패션·유통 전문기업인 이랜드는 성인캐주얼, 유·아동복, 내의, 숙녀복, 주얼리 등 패션사업부문과 국내 최초의 백화점식 패션할인점인 2001아울렛을 비롯하여 뉴코아아울렛, 엔시백화점, 킴스크럽, 홈에버 등으로 구성된 유통사업부문 그리고 식품, 호텔, 인테리어, 건설, 가구, e-business(e-비즈니스) 등 기타사업부문으로 구성된다.


이랜드 그룹 측에서 사원들에게 파업을 ‘사탄의 유혹에 빠진 행동’ 으로 해석한 이메일을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랜드 그룹 측은 누군가 명의를 도용해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노조원 강제해산 뒤 불매운동 등 거센 후유증… 신화창조 그룹 이랜드는 과연 ‘악덕기업’일까? -> 그렇다 악덕기업이다.


이랜드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노조원들의 21일간에 걸친 점거농성은 공권력에 의해 강제해산됐지만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사회단체는 이랜드 불매운동과 매장 점거 농성을 전개하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1980년 6㎡(2평) 남짓한 옷가게에서 시작해 패션과 유통은 물론 식품, 호텔, 인테리어, 건설, 가구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신화창조 그룹 이랜드. ‘나눔과 섬김’을 경영이념으로 내세운 대표적 기독교기업 이랜드는 왜 “비정규직 대량 해고, 악덕 기업”이라는 비난과 함께 비정규직 해법의 시험대에 올랐을까?

지난 7월 24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홈에버 월드컵점 입구. 200여 명의 이랜드 일반노조 조합원들이 뙤약볕 아래에서도 “고용보장, 직무급제 폐지, 박성수 회장 처벌”을 힘차게 외치고 있었다. 이들을 둘러싼 전투경찰은 500명 남짓. 그 너머로 흰색 티셔츠로 복장을 통일한 본사 직원들과 점주들 100여 명이 입구를 막고 서 있었다. 한때 통로 확보문제와 자리싸움 등으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양측 간의 자제로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매장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매장 내부까지 들어가기는 힘겨워 보였다.

비정규직의 고용을 둘러싼 이랜드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 6월 30일 마포구 홈에버 월드컵점에서 매장 점거농성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파업 지도부는 다음 날로 철수할 것을 권유했지만 ‘아줌마’ 노동자들은 단호히 거부했다. 김경욱 이랜드 일반노조 위원장은 7월 20일 공권력이 투입되어 끌려가기 전 기자회견에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시작한 투쟁이 이렇게 오래 진행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지금 두 곳의 거점투쟁현장을 잃지만 더 많은 현장에서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위한 투쟁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찰은 홈에버 월드컵점과 뉴코아 강남점에서 점거농성 중이던 노조 조합원 167명을 연행했고, 핵심 간부 1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중 김경욱 노조위원장이 구속됐다.

경찰력 투입으로 스무하루에 걸친 이랜드 노동자들의 비정규직 차별 철폐 투쟁은 그 ‘1막’을 내렸지만 이후 민주노총과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이랜드 유통매장 매출 제로(0) 투쟁’이 진행되고 있다. 또 노조원들은 홈에버, 뉴코아 등 전국의 이랜드 유통매장 앞에서 항의농성을 펼치고 있다. 불씨를 잘못 꺼 사방에 불길이 퍼진 형국이다.

이번 농성으로 홈에버 월드컵점은 약 150억 원, 뉴코아 강남점은 최소 80억 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보다 더 큰 손실은 실추된 기업 이미지다. 이랜드 사태를 지켜보는 국민들 사이에 “대표적 기독교 기업인 이랜드가 누구보다 앞장서서 사회적 약자를 거리에 내몰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이다.

법시행 이전부터 비정규직 해고

노동계에선 이랜드 사태는 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과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비정규직법의 딜레마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이랜드는 왜 비정규직 해법의 시험에 든 것일까?

먼저 사태의 발단은 비정규직법이다. 유통업체들은 늘 일정 수의 계산원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정규직으로 쓰면 인건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대부분 계약직으로 채용해, 계약 기간이 끝나면 재계약을 한다. 이 과정에서 같은 일을 하는 정규직 직원들과는 다른 급여와 복리후생을 적용한다. 지난 7월 1일부터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한 비정규직보호법은 같은 일을 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차별대우하지 못하게 했다. 또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 기한을 2년으로 제한해, 그 이상을 사용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즉 정규직으로 간주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비용이 들더라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지금처럼 기간제로 고용하되, 계속 사람을 바꾸거나 ▶아예 용역업체에 일을 맡기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유통업계 중 신세계 이마트롯데마트가 무기계약 등을 통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한 것과 달리 이랜드는 계열사인 뉴코아의 비정규직 계산원을 외주로 돌렸고, 홈에버의 비정규직 절반가량을 계약 해지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신세계 이마트가 계산원들을 정규직으로 바꾸기로 한 것은, 고객 서비스의 최일선에 선 이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임금비용이 증가하는 것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하지만 이랜드는 해고와 용역화를 통해 경상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비정규직보호법을 ‘악용’했다는 것이 노동계의 주장이다.

김연배 뉴코아 관리담당이사는 “비정규직 보호법에 차별시정과 관련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7월 1일부터 그런 법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아웃소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결과 이랜드 그룹 홈에버의 6000명 직원 중 절반에 이르는 3000명 비정규직에 대한 해고와 외주화가 진행됐다. 현재까지 뉴코아와 홈에버에서 각각 400명이 해고됐으며, 청소, 미화, 카트, 주차 등 용역까지 합치면 1300명이 잘려나갔다는 것이 이랜드일반노조 측의 주장이다.

사실 이랜드는 법 시행 이전부터 비정규직에 대한 해고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랜드 그룹의 뉴코아는 7월 비정규직법의 시행을 앞두고 축산, 수산과 일부 영업담당 비정규직 90여 명과 계산직 380여 명에게 계약해지와 재계약 의사가 없음을 통보한 상태였으며, 이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계약기간을 강제적으로 단축해 계약기간을 ‘1개월’로 단축시킨 상황이었다. 더 심각한 경우에는 언제라도 계약해지를 할 수 있게 계약기간을 ‘0개월’로 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 측은 “계약기간이 만료된 직원들에 한해 재계약할 때까지 한 임시적인 방책으로, 고용법상 계약서 없이 일을 시킬 수 없어 만든 고육지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노조정책·신앙경영이 한 원인

사태의 원인을 사측이 그동안 보여 온 ‘반노조 정책’과 ‘신앙 경영’에서 찾는 주장도 강하다. 노조 설립의 역사도 짧은 이랜드가 노조 문제의 핵심으로 부각된 것은 최고경영자인 박성수 회장의 신앙관과 노조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이랜드 역사와 기업문화 속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시민단체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사무처장을 지낸 이진오씨는 “이랜드는 일이 많고 월급이 적다는 단점이 지적되었지만, 대부분 기독교인이던 초창기 회사원들은 함께 기독교기업을 이루어간다는 동질감이 있었다”며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사업이 확장되면서 비기독교인들의 수가 60%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더는 신앙이나 선교를 명분으로 고통을 분담하거나 헌신을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이씨는 “그런데도 이랜드는 신앙적 내용으로 가득한 ‘이랜드 스피릿(정신)’을 교육하고, 진급시험 문제에 출제해 암기해서 기록하게 했고, 각종 종교모임을 시행했는데, 이런 시험과 종교모임에 참여하는 일은 성실성과 연결돼 인사고과에 반영했기에 반강제성을 띠었다”고 말했다. 최초 기업을 함께 해온 기독교인들에게 종교적 행사는 당연한 것이었지만 비기독교인에게는 강요이고, 상황에 따라서는 종교를 이용한 착취라는 비판이다.

박성수 회장이 가진 노조에 대한 인식도 문제다. 노조를 ‘비성경적이며 공산주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성수 회장은 틈만 나면 가족적 공동체를 주장하면서도 노동조합을 비성경적이고 반기업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한 이씨는 “때문에 노조를 통한 주장은 어떤 것도 응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룹 회장의 이런 인식은 결국 교섭기피, 부당노동행위, ‘구사대’ 폭력, 단체협약 불이행, 노조 탈퇴공작, 블랙리스트 작성 등 노동탄압과 이로 인한 극단적인 노사 대립으로 이어졌다. 노조가 처음 결성된 1993년 이후 1997년 57일간의 첫 파업이 있었고, 1998년 대대적 정리해고에 이어, 2000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265일간의 극렬한 파업이 진행됐다. 그리고 2000년대는 거의 매해 노사 간의 크고 작은 갈등과 대립이 이어지다가 결국 올해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극단적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이 같은 이랜드 사측의 완고한 노조관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노조와 타협하지 않는 ‘깐깐한’ 회사 측 노무관리가 노사 불신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점거 농성 10일 만에 노조와 처음 교섭할 정도로 귀를 막고 있던 사측이 지난 7월 16일 밤샘협상에서 1년 유예기간을 두고 뉴코아 계산대 업무의 용역화를 철회하겠다는 내용의 진전된 안을 내놨지만 노조는 이를 믿을 수 없다며 거부했다. 지난 7월 26일에 있은 4차 협상에서는 당초 교섭위원으로 나오기로 약속한 홈에버, 뉴코아 대표이사들이 불참해 교섭의지가 있느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때문에 기독교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신승원 목사는 “이랜드는 스스로 기독교 기업을 표방하지만 예수의 이름을 팔아먹었다”며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짓밟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히며 많은 교회의 이랜드 불매운동 참여를 촉구했다.

“정부 공권력 투입 형평성 상실”

이번 이랜드 사태에는 정부의 책임도 크다. 노동부는 이랜드 사측이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뉴코아 계산업무에 대한 외주용역을 추진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적극적인 행정지도를 하지 않았다.

이보다 앞선 5월에는 뉴코아 사측이 비정규 계약직들에게 ‘0개월’ 및 1일 또는 1주일 초단기 근로계약 강요, 근로계약 기간 임의 단축 등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을 적발했지만 ‘시정’ 명령만 내렸다.

이렇듯 사측의 행태를 사실상 수수방관하던 노동부는 이랜드 노조가 홈에버 월드컵점에 대한 점거농성에 들어가고, 민주노총이 합세해 일이 커지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노동부 처지에서는 비정규직법을 시행하자마자 이랜드 사태로 인해 법의 부작용만 집중 부각되면서 법개정 논의마저 불거지자 공권력이라는 ‘진화’에 나선 셈이다.

이에 대해 박원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공권력 투입은 법안 제정 과정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조차 유감이라는 논평을 낼 만큼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노동부 장관이 나서서 공권력 투입을 거론하고 노조에 대해 엄포를 놓는 등 정부의 대처는 형평성을 현저히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신경아 한림대 교수도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 이랜드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묻기는커녕 공권력을 투입하여 사태를 덮으려고 한다”며 “중립을 지키지 못할 바에는 간섭하지 않는 게 낫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이랜드 사태가 파국으로 종결되면서 사측의 비정규직 업무 외주화로 촉발한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산업계 현장에서 되풀이될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의 과도한 차별을 금지한 차별시정 조치를 회피하기 위해 외주용역을 선택할 때마다 이랜드 사태와 같은 갈등이 반복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사무처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부가 아니라 고용에서 구현되는데 이랜드는 이런 점에서 ‘사회적 무책임’의 전형”이라고 꼬집으며 “이에 대한 규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랜드 사태 일지

6월 4일 뉴코아노조, 임·단협 결렬 및 계산원 350명 용역전환에 반발 파업 돌입

12일 홈에버, ‘직무급제’ 통한 비정규직 정규직화 방안 발표

30일 이랜드·뉴코아노조, 서울 상암동 홈에버 월드컵점 점거농성 시작

7월 8일 이랜드노조 및 민주노총, 전국 이랜드 계열 유통매장 점거 시위. 뉴코아 강남점 무기한 점거농성 돌입

10일 홈에버, 노조지도부·조합원 60여 명 상대 1억 원 손배소송. 이랜드노사, 대표자급 첫 협상

12일 홈에버 목동점 등 4개 매장 영업 중단

13일 130개 시민단체, 이랜드 불매운동 시작

16일 노조, 출입문 봉쇄조치 관련 인권위에 긴급구제 신청. 노사 2차 대표자급 협상

이랜드 입점 점포주, 민주노총 항의방문해 농성 중단 촉구

17일 노사 대표자급 3차 협상 결렬

18일 이상수 노동부장관 공권력 투입 시사. 인권위 “이랜드 농성장 용접봉쇄는 인권침해”. 노사 대표자급 4차협상 결렬

20일 경찰, 홈에버 월드컵점 및 뉴코아 강남점 공권력 투입. 점거노조원 전원 연행, 이랜드 일반노조위원장 구속

26일 노사 대표자급 5차 협상 결렬. 협상 전 이랜드 일반노조 수석부위원장, 부위원장 구속


<글·조득진 기자 chodj21@kyunghyang.com>

<사진·김세구 기자 k3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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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 새벽, 창문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아줌마는 흐느끼며 절규했다.

 

"시민 여러분, 제발 살려주세요. 좀 도와주세요. 주민 여러분, 좀 도와주세요.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다는 게 죄입니까?"

 

 

네. 죄입니다. 당신이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몸부림치는 것이 죄이고, 회사의 발전을 위해 당신이 희생하지 않은 게 죄입니다. 돈 잘 버는 남편 못 만난 것이 죄입니다. 애 키운다는 핑계로 자기 계발을 게을리하여 고작 캐셔나 보고 있던 죄, 젊은 날에 대학 다닐 돈이 없어 충분한 능력을 키우지 못하여 얼마든지 자유롭게 직장을 옮길 준비가 안되어 있던 죄. 사회 하층에 속해 있음에도 당신들의 꼿꼿한 자존심을 접지 않은 죄. 감히 높으신 회장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며 모독했던 죄. 투쟁이라는 불순한 언어를 입에 올린 죄. 신성한 기독교 기업에 반사회적 단체들이 딴지 걸게 만든 죄.

 그리고 자식들 잘 키워보겠다고 마음 먹은 게 죄입니다. 얼마라도 더 벌어서 자식들 좀 어떻게든 공부 더 시켜보겠다고, 상무이사님들 자식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들 바로 뒤라도 따라갈 수 있게 키워보고 싶다는 마음을, 단 한번이라도 가졌다는 게 바로 당신들의 죄입니다.

 여전히 이 X같은 대한민국에서는 돈없고 빽없고 힘없는 게 죄입니다.
누군가 오늘 아침의 이랜드 농성장 공권력 침탈의 기사에 단 댓글이다. 진심인지 반어법인지는 저자의 마음이지만 정말 없이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슬픔이 느껴져서 옮겨와 봤다. 못살고, 가진게 없고, 힘이 없는게 죄인 이 땅의 현실이 슬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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