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5도의 추위

눈에 덮혀 보이지 않는 등산로

아무도 없는 산속에 홀로 가는 외로움




이 번 산행은 아마 지금까지 산행 중 가장 기억에 남지 않을까 한다. 처음으로 혼자간 산행이 춥고, 배고프고, 힘든 제대로 된 겨울 산행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가고싶은 힘들고도 즐거운 산행이었다. 복잡한 마음을 추스리려 온걸 알았는지 덕유산은 그에 맞는 대접을 해주었다.

2008. 2.5~2.6

코스는 북덕유에서 남덕유로 이어지는 26.9km의 코스였다. 시간이 14시간으로 나왔지만 밤사이 내린 눈으로 유실된 등산로를 헤매고, 다리도 불편하고, 체력도 많이 떨어자고, 밥도 해먹는지라 17시간이 걸렸다 (잔 시간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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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립공원관리공단>


남부터미널에서 무주로 가서 무주 터미널에서 구천동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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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동 터미널


구천동 터미널은 사용이 되는 것 같진 않았다. 내려올 때 랜턴과 과자, 소주를 안사가지고 와 왼편으로 즐비하게 서있는 가게들 중 한곳에 들어가 초코바 몇개와 조그만 PET소주 2병, 랜턴을 사가지고 산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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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국립공원 입구 (무주)


조금 올라가다 보니 국립공원을 알리는 푯말이 나왔다. 바닥은 전부 눈이었지만 눈이 내린지는 조금 지나 단단히 다져져서 아직은 아이젠이 필요 없었다. 이곳에서 백련사까지 올라가는 길은 길도 크고, 경사도 완만한 편이라 그리 힘이 들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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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은 계곡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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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휴게소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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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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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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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사


올라 가면서 몇개의 담을 거치고, 하산하는 등산객을 뒤로한채 백련사에 오르니 4시 반 정도가 되었다. 올라가면서  따닥따닥 소리가 많이 나고, 눈길에 떨어진 나무껍질을 볼 수가 있는데 이는 모두 딱다구리의 작품이다. 그 새들이 사실 정확히 딱다구리인지는 모르겠다. 조그만 놈들이 껍질사이의 벌레를 파먹으려는지 나무를 쪼아대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었다. 백련사에서 화장실에 들렀다. 잠시 쉬고, 마저 산행을 시작했다. 위 사진의 정면으로 보이는 길을 따라가면 향적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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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쪼는 놈들. 소리가 정겹다.


이곳에서 부터는 경사도 꽤 된다. 제대로 산을 오르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백련사 좀 전부터 아이젠을 착용하고 등산을 시작했다. 향적봉에 거의 다다르면 대피소로 바로 가거나 향적봉으로 바로 오르는 길 두갈래가 나온다. 거리는 비슷하나 대피소로 올라가는 길을 추천한다. 마지막 향적봉으로 오르는 길이 상당히 가파르고 길이 않좋다. 대피소로 갔다가 올라가는 길이 조금 길지 몰라도 훨씬 가기 수월하다.
그렇게 오른 향적봉은 이미 해는 지고 저녁노을만이 붉게 빛나고 있을 때였다. 나는 얼른 준비해온 삼각대와 카메라를 꺼냏어 해지기 전의 모습들을 담았다.  향적봉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청봉이나 천왕봉과는 달리 넓직하고 바람도 그리 많이 불지 않는 평안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다른 봉들 못지않게 그 경관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손색이 없었다. 봉 앞으로 펼쳐지는 저녁하늘과 산능선들은 잊지 못할 풍경으로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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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향적봉 대피소에서 묵었다. 연휴 전날이라 사람도 거의 없었다. 등산객 10여명 정도와 대피소 관리 직원 한명만이 있는 조용한 밤이었다. 혼자가느라 별 찬을 준비해 가진 못했지만, 있는 것들을 꺼내어 서둘러 저녁을 지어먹고는 너무나 맛있게 소주 2병을 비웠다. 계속 오르막길을 올라와서 인지 다리가 아파 스프레이 파스를 뿌리고 잤다.

다음날 정상적으로 대중교통을 타고 서울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영각통제소에 4시까지는 내려가야 했다. 하지만 거리상 10시간 정도 소요되는 향적봉~영각통제소 구간을 그 시간에 갈려면 적어도 아침 6시에는 출발해야 한다. 그럴려면 4시에는 일어나 밥먹고 출발 준비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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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향적봉 대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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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봉 대피소 앞에서


그래서 다음 날 조금 늦은 4시 반에 일어나 출발 준비를 했다. 식수원이 100m떨어진 곳에 있어 혼자 준비할려니 시간이 꾀나 걸렸다. 그래서 한시간 늦은 7시에 출발을 했다. 한 겨울이라 7시여도 산은 어두 컴컴했다. 조금 걸으니 이제 해뜰 준비를 하려는지 조금씩 주위가 밝아왔다. 밤사이 눈이 내려서 등산로 주변으로는 눈이 꾀 쌓였지만 아직까진 등산로는 괜찮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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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봉에서


중봉에 도착하니 어느덧 주변을 확인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기온은 정말 찼지만 바람이 거의 안불어서 견딜만 했다.  눈썹은 벌써 눈물이 서려서 고드름이 피었고, 서있는 모든 것들은 하얗게 눈꽃이 피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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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덮힌등산로


중봉에서 조금가서 산길로의 산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밤사이 내린 눈으로 등산로가 상당부분 눈에 덮혀 확인이 안됐다. 게다가 내가 처음 등산로를 밟는거라 더욱 난감했다. 등산로 같은 데 밟으면 허벅지까지 푹 빠지고, 아닌데는 더 빠지는 듯 했다. 눈 덮힌 겨울 산행의 어려움과 위험한 부분이 이 점인 것 같다. 다행이 이쪽길이 절벽쪽이 아니어서 그렇치 절벽쪽 길은 잘못하면 천길 낭떠러지 행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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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서리내린 푯말


이렇게 산행은 계속 됬다. 송계삼거리에서 잠시 찍은 사진이다. 나도 저렇게 서있었으면 얼어죽었을 것 같은 두려움이 밀려온다. 짐도 무겁고 혼자가느라 걸음이 더뎠는지 나보다도 늦게 향적봉에 출발한 등산객과 이곳에서 만나서 삿갓골재 대피소까지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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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설경-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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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눈 덮힌 덕유산을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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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설경-2

능선 들 사이로 지금까지 온 등산로가 보인다. 저 왼편으로 구름에 가려서 안보이지만 향적봉도 조그맣게 보인다. 덕유산은 연결된 능선들이 시원하게 잘 보이는 특징이 있다. 덕유산 종주의 백미는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게다가 눈까지 하얗게 덮힌 모습은 그야말로 절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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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에서 바라 본 능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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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룡산 정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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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룡산 정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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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설경-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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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가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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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과 사람의 길


중간 중간 설경과 주 능선을 찍었다. 사실 사진을 많이 찍을 수가 없었다. 날씨도 너무 추워 잠까 쉬어서 카메라 꺼내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같이 동행하시는 분은 조그만 똑딱이로 주머니에서 꺼내서 바로바로 꺼냈지만 난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그 점은 참 불편했던 것 같다.

덕유산 종주 코스는 지리산과는 또다른 맛이 있었다. 특히 지리산보다 오르고 내리는 중간 중간 봉우리 형태가 참 많았다. 그래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그 분이 많이 기다려 주면서 갔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한참을 외롭게 갔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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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갓골재 대피소


드디어 도착한 삿갓골재 대피소. 어찌나 반갑던지 이곳에 온건 1시경이었다. 7시부터 출발했으니 6시간이 걸렸네. 시간이 좀 지체됬지만 점심은 안먹을 수 없는지라 얼른 점심을 해먹었다. 겨울이고 등산객이 별로 없어서인지 영양갱, 자유시간 같은 과자를 빼곤 햇반, 라면 같은 음식류는 안팔았다. 원래 라면사서 아침에 남은 밥에 같이 말아  먹으려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남은 밥을 끓여 먹어야 했다. 여기서 같이 동행 하셨던 분은 먼저 출발 하셨다. 뒤따라 가겠다 했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언제 뵐지 모르겠지만 그분께 다시금 감사를 표한다. 같이 내려가면 오토바이로 함양시내까지 태워다 주신뎄는데. 내가 너무 느린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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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갓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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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재


점심을 먹고는 바로 대피소를 출발하였다. 삿갓봉을 지나 월성재에 도착한 것은 대략 3시경이었다. 여기까지도 상당히 힘들었던 기억이다. 버스를 제대로 타고 서울을 갈려면 사실 여기서 하산을 해야했다. 하지만 어떻게든 종주를 성공하고 싶었고, 남덕유에 오르고 싶었다. 작년 가을 덕유산 산행시에도 남덕유에서 올라 많은 비때문에 이곳에서 하산한 기억이 있다. 그래서 더욱 이번엔 종주를 하고 싶었다. 남덕유까지 마지막 1.4km를 이를 악물고 올라갔다. 이곳에서 남덕유까지는 상당히 가파른 편이라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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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 정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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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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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에서 바라본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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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 정상


그렇게 오른 남덕유 정상은 눈물이 날정도로 반가웠다. 해가 서산으로 서서히 기울며 동쪽의 능선을 붉게 물들이고, 흐르는 구름들은 지나가기에 바빠 보였다. 덕분에 막차 시간도 다 놓치고 어떻게 올라가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했지만 종주를 했다는 기쁨에 그런 건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지금도 이 사진들을 보면 당시의 감격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 같다.

남덕유에서 하산을 시작한것은 5시가 조금 못되는 시간이었다. 영각통제소에 도착한 시간이 7시가 좀 못되는 시간이었다. 내려가는 동안에 해는 다 져서 어두워졌고, 어둠을 헤치며 영각통제소에 도착하니 자판기만이 조용히 불밝히며 나를 맞아 주고 있었다.

일단 함양시내로 나가야 하므로 서상 콜택시를 불러서 함양으로 나갔다. 이미 서울행 막차는 끊긴 상태였고, 서울행 야간우등도 만차란다. 그래서 진주로 가서 진주에서 서울행 10시 야간 우등을 타고 올라올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1박 2일의 덕유산 종주도 끝이 났다. 산행 당시에는 괴로움과 즐거움이 교차했지만 돌이켜 보면 너무나도 의미있던 시간이었다. 다들 말리는 겨울 산행이었지만, 정말 다시 가고싶은 추억이다.

이번 산행에서 어려웠던 점은 첫번째로 눈덮힌 등산로였다. 등산로가 눈이 덮혀서 안보이는 곳에선 헤멜 수 밖에 없었다. 특히나 발이 깊게 빠져서 두려움은 더했다. 두번째로는 오르막길에서 힘들었다. 평상시야 천천히 올라가면 되지만 눈이 내리고 직후라 자꾸 미끄러졌다. 아이젠을 신었는데도 그랬다. 특히나 오르막길에서 체력소모가 심했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론 땀이다. 아무리 고어텍스 할아버지가 와도 속에서 나오는 땀을 식히면서 쾌적하게 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열어놓으면 얼어죽을 것 같고. 그래서 쉴때도 5분이상을 쉬지 못했다. 5분만 쉬어도 땀이 식어서 금새 추워지기 때문이다. 갈이입을 옷이 필수라지만 다른 짐도 많은데 갈아입을 옷을 충분히 가져갈 순 없었다. 그냥 입고 가면서 말렸다. 아이젠과 스패츠는 당연히 필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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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정은이 2008/04/25 15:48  Modify/Delete  Reply  Address

    정말 아름답다, 나두 어서 가보고 싶네

  3. driemon 2008/04/28 09:13  Modify/Delete  Reply  Address

    응. 너무 아름다웠지만 너무 추웠어...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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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덕유산 원래 일정은 이전에 쓴 포스팅(http://blog.styx.in/driemon/214)
과같이 종주 일정이었다.
 
하지만 기상악화로 인해 결국 남덕유정상만을 가고는 월성재를 통해서 하산을 하고 말았다. 좀 아쉬웠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하산을 하였다.

이번 산행 코스는 경남 함양의 영각통제소를 출발하여 남덕유정상을 거쳐 월성재에서 경남 거창의 황점매표소로 하산하는 코스였다. 대략 8km정도의 거리였다.
course of climbing

등산코스



1. 서울 -> 함양군 서상면 영각사입구
서울에서 24시 함양을 거쳐 지리산 백무동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함양으로 출발을 하였다. 귀성객 반, 등산객 반으로 이루어진 버스는 밤차인지라 다들 자기에 바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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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인증샷!

동서울터미날을 출발하고 올림픽대로에 접어들면서 이내 잠들었다. 같이가는 친구가 기침감기가 갈려서 날씨만 제발 좋기를 빌면서 갔다. 함양에 도착한 시간은 3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이미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함양에서는 야간 귀성객 몇분과 우리, 그리고 육십령을 통해서 남덕유로 올라가신다는 등산객 2분뿐이 내렸다. 나머지는 전부 등산객으로 백무동으로 향아는 일행이었다. 원래는 아침 6시 반에 있는 영각사행 첫차를 탈려고 했으나 시간 gap도 크고 그래서 택시를 타고 영각사 앞에까지 가볼까 했다. 밖에 대기해 있는 택시 기사분께 여쭤보니 미터기에서 좀 깍아서 3만5천원이란다. 우리가 내려올때 대략 둘 버스비가 3만 8천원돈이었는데 택시비가 3만 5천원이라니. ㅎㅎ 하지만 그게 대순가. 등산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데. 그래서 같이 내리신 등산객 2분께 말씀드려봤다. 같이 택시를 타고 가는게 어떨지. 육십령으로 갈려고 해도 어차피 서상으로 가서 육십령까지 가야하는 차이다. 잘됬다 싶었지만 돈이 아까워서였는지, 자기네는 사우나에서 좀 쉬다 가신단다. 사실 4명이 같이가면 대략 8천원정도 내는 꼴이라 사우나에서 쉬는것보다 나은데 아쉬웠다. 우리 일행은 지체 않고 나와서 택시를 타고 영각사로 출발 하였다. 영각사는 함양군 서상면에 위치한 곳으로 남덕유로 올라가는 등산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코스이나 덕유산 등산객의 대부분이 무주쪽이나 무주리조트에서 곤도라로 설천봉으로가 향적봉이나 중봉정도 까지만 다녀오는경우가 대부분이라 전체적으로 보면 이용하는 등산객이 많은 곳은 아닌 듯 했다. 택시에서 영각사 입구에 내린 시간은 새벽 4시 10분경이었다. 비는 꾀나 오고 있었고, 칠흙같은 어둠만이 우리를 반길 뿐이었다. 얼른 헤드랜턴을 꺼내 머리에 쓰고 등산 준비를 하였다. 비가와서 기온이 꾀 낮아져있는 상태라 잠바를 입고, 배낭을 메고 우비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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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헤드렌턴은 친구를 주고 난 그 친구가 가지고 있던 클립형 조명을 모자 창에 끼웠다.ㅋㅋ 나름대로 요긴했다. 헤드랜턴도 혹시 몰라 동서울 터미널에서 파는 중국제 8천원 (이것도 비싸게 판거겠지?ㅎ)짜릴 썼는데 내가 쓰고 있던 고휘도 LED 1개달린거나  그 8천원짜리 11개달린거나 불빛 세기에 큰차이가 없었다. ㅋㅋ 그나마 머리에 바로  쓸수 있다는 장점 정도? 어쨓든 그렇게 영각사 입구에서 4시반 산행을 시작하였다. 버스 정류장에서 조금 내려오면 영각통제소 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그길로 한 십여분 정도 올라가니 자판기 불빛만이 우릴 반겨주는 영각통제소가 나왔다. 통제소 직원들은 안에서 아직 자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직 늦여름인지라 자판기에는 온갖 벌레떼들이 바글바글 하였다. 우린 그 곳에서 마지막 매무새를 정리하고 조그만 입구를 통해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하였다.

2. 영각사입구 -> 남덕유정상
아직까지는 그래도 괜찮은 편이었다. 한 30여분 올라가니 곧 배가 고파져 왔다. 아침을 안먹은지라 허기도 지고, 야간산행에 비까지 오는 악수가 겹쳐 정신적으로도 꾀나 지쳐있는 상태였다. 우리는 조금 널직한 공간이 나오자 그곳에서 서울서 산 김밥을 꺼내어 요기를 때웠다. 아무것도 안보이는 어둠 속에서 비는 추적추적 오고 있지, 헤드렌턴 앞으론 벌레들이 날아들어서 손으로 이리 저리 치우면서도 김밥은 꿀맛 같았다. 정말 잊지 못 할 식사였다. 후다닥 한줄씩 허기를 채운 후, 목을 축인 후 다시 산행을 시작하였다. 한 6시정도가 되니 주변을 인식할 만큼 해가 떴다. 물론 비가오는 상태라 해는 보이지 않았다. 렌턴을 끄고는 산행을 계속 하였다. 이 코스는 경사가 좀 있긴 하지만 특별한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는 코스 같았다. 한참을 올라가니 나무 계단이 나왔다. 꾀 길었는데 다 올라가니 넘덕유가 0.9km 남았다는 푯말이 나왔다. 그곳이 1-49번 푯말이 서있는 지점이고 현재까지 2:26에 걸쳐 올라왔다. 비도오고 야간산행인지라 시간이 일반적으로 걸리는 시간보다 더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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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번 위치. 아직은 어둑어둑할 때다.

이곳서 부터 그놈의 철계단이 시작 될 줄은 몰랐다 ㅋㅋ. 숲속길을 조금 지나자 마자 무슨 봉우리같은데를 철계단으로 계속 올랐면서 지나야 했다. 비도 오는데다 바람도 세게 불어서 그 계단을 지나는게 여간 불안한게 아니였다. 날씨가 좋을 때 오면 정말 경치가 좋을 것 같은데 너무 아쉬웠다. 그렇게 봉우리를 몇개를 넘고서는 드디어 남덕유 정상에 도착하였다. 1-47번 지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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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해발 1507미터 지점이었다. 이곳까지 오면서 한명의 등산객도 보지를 못했다. 하긴 이런날씨에 등산하는 바보는 우리밖에 없으리라. ㅎㅎ 이미 옷은 제아무리 기능성 재질이라지만 땀에 젖을대로 젖어 더이상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우비를 입고 장시간 등산이 힘든게 비를 안맞는게 문제가 아니고 안에서 나는 땀이 증발되지 못하고 옷에 그대로 젖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능성 등산복도 장시간 우의를 입고 등산을 할 땐 속수 무책이다. 갈아입는게 제일이다. ㅎㅎ 이곳 정상에서 간단히 기념 촬영을 하고 간단히 간식을 먹은 후 월성재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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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산에서


3. 남덕유정상 -> 월성재
남덕유부터 월성재까지는 계속해서 내리막길이다. 500여미터 정도 더가 1-46번 지점 근처에는 육십령에서 서봉을 거쳐 올라오는 코스가 연결되는 지점이 나온다. 월성재가는 길의 왼편으로 조그만 오솔길처럼 연결되있다. 등산객들이 자주 이용하지는 않는 코스 같았다. 가던길을 계속가니 1-44 지점인 월성재가 나왔다. 향적봉에서 등업령을 거쳐 이어지는 주능선과 월성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만나는 곳으로 자그마한 공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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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서 내려가야한다는 사실에 반쯤 미친 상태다.ㅋㅋ


이곳서 우리는 싸온 황도와 쵸고바를 먹으며 간단히 요기를 했다. 이번 등산에서 유일하게 등산객을 만나기도 했다. 3분의 일행이셨는데 향적봉에서 오셔서 어제 삿갈골재대피소에서 1박을 하셨다고 한다. 날씬느 어제부터 계속 안좋았단다. 그분들도 더이상 산행이 힘들기도 하고 무의미 하니 그만가고 하산을 권유하셨다. 친구의 기침도 더 심해지고 여분의 등산복도 안챙겨온 터라 더이상의 산행이 힘들다고 판단 이곳에서 월성재로의 하산을 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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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피 앉아 울고있는 우비와 등산배낭. 오른쪽의 조그만 길이 남덕유정상 방향이다.


그분들은 우리에게 사과를 한개 주시고 가셨다. 우리도 곧 짐을 정리하고 월성계곡쪽으로 하산을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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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산행을 못하고 황점마을로 하산해야 하는 아쉬움에 이정표가 더욱 쓸쓸해 보였다.


4. 월성재 -> 황점마을
이쪽은 덕유산에서 8번 표지지점들로 이루어진 등산코스다. 대략 3km정도의 등산로이고 험하지 않고 쉽게 올라올 수 있는 길이었다.
내려갈 때 뭐 특이한 점 없는 일반적인 등산로였다. 내려가다 보니 조그만 계곡위로 다리가 나오는 지점이 있었다. 그곳이 아마 8-4번인가 3번인가를 지나면 나오는 곳이었던 것 같다. 계곡물이 너무 맑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이곳서 잠시 쉬면서 손도 닦고, 사진도 찍으면서 쉬었다. 그나마 이곳에 도착하니 비가 좀 수그러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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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아담한 계곡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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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형의 나무다리가 계곡과 아주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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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위에서 한 컷!

이 다리를 지나자 그 후부터는 뭐 거의 평지같은 등산로가 펼쳐졌다. 길도 좋고 초보자도 오르기에 아주 좋은 길이었다. 길이가 있어도 길이 이렇게 평탄하면 금새 지나가게 된다. 월성계곡 등산로 입구를 지나오니 대략 11시 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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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계곡 등산로 입구

월성계곡 등산로 입구이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등산객들이 그리 이용을 하지 않는 듯 해 보였다. 길을 지나가는데 거미줄이 상당히 많았고, 바로 옆이 황점매표소가 있는 삿갈골재대피소로 바로 올라갈 수 있는 등산로가 있기 때문인듯 하였다. 이곳으로 올라가도 월성재로 떨어지니 주로 남덕유 정상을 가려는 분들이 올라갈 것 같았다. 남덕유 정상 올라가는 길은 영각사 코스가 멀지 않는 곳에 있는지라, 그나마도 들 이용될 듯 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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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매표소 입구. 이곳은 출장소 같아 보였다. 아무도 없는 탐방지원센터만이 덩그러니 있었다.

이곳도 계곡인지라 계곡물이 바로 옆으로 흐르고 있었는데 이게 거창군 군내에 있는 하천으로 이어지는 것 같았다. 계곡은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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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념사진 한 컷!


내려오니 입구에는 뭐 특별한건 없었고, 앞에는 그냥 도로만이 있었다. 오른편으로는 함양군 서상면으로 가능 방향이고, 왼편은 황점마을이었다. 황점마을에 황점매표소가 있고 음식점 사이로 있는 길로 올라가면 삿갈골재 대피소로 올라가는 길인 듯 했다. 조그마한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었다. 슈퍼가 하나 있길래 그곳에 들러 서울과 전주로 가는 차를 거창 군내로 나가도 탈 수 있냐 물으니, 그렇단다. 버스가 12시에 오니 기다렸다 타고 나가란다. 잘됬다 싶어서 캔커피와 우유를 사서 마시면서 기다렸다. 이곳은 평소에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은 아니란다. 관광버스로 단체로 오는 게 주말에나 좀 있고, 평일엔 거의 등산객이 없다고 한다. 겨울이 되면 겨울산행을 하느라고 종종 등산객들이 오는걸 제외하면 등산객이 별루 없다고 했다.

이렇게 이번 산행은 끝났다. 역시나 산행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나 혼자 산행이었으면 계속 갔겠지만 일행도 있는데다 상황이 그리 여의치 못해 하산을 했다. 하지만 내려오는 길도 예쁘고, 나름 추억에 남을만한 등산을 한점이 좋았던 산행이었다.
여담이지만 남덕유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이쪽 월성계곡으로 올라가서 월성재에서 올라가는게 훨씬 길은 좋았다. 영각사쪽에서 올라오는 길은 마지막에 철계단이 많아서 악기후 속에서는 더 않좋다. 날씨가 좋으면 정말 멋진 경관이 펼쳐질 것 같았는데. 너무 아쉬운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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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은뎡양 2007/10/04 11:17  Modify/Delete  Reply  Address

    날씨 괜찮아 보이는데~ 아쉬워요^^

    • driemon 2007/10/04 13:30  Modify/Delete  Address

      응 다 내려왔을 때는 비가 거의 그쳤었지. 비 많이 올때는 사진 찍을 수가 없잖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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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행은 2007년 8월 1일부터 2일까지 1박2일동안 백담사부터 출발해 소청산장에서 1박을 하고 외설악으로 내려와 속초앞바다에서 놀고 서울로 상경하는 코스였다. 설악산은 한 5번정도 와본것 같은데 등산은 2005년 겨울에 오색약수로 오른 코스를 제외하고는 전부 내설악->외설악 코스였다. 원래 이번에는 2일째에 공룡능선을 타는 것이 주 경로였으나 기상악화로 공룡능선 진입을 제한시켜서 경로를 변경하게 되었다.

1. 동서울 -> 내설악 (백담사입구)
2. 백담사 -> 수렴동


3.  수렴동 ->  깔딱고개 -> 사자바위 -> 봉정암

4. 소청산장

5. 소청산장 -> 중청 -> 희운각대피소

6. 희운각대피소 -> 피아골 대피소 -> 선녀바위


7. 속초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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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rie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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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정은이 2007/09/12 10:57  Modify/Delete  Reply  Address

    다시 보니 역시 사진솜씨가 일품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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